시작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사람

마음이 가난한 직장인의 데스크테리어
마음이 가난한 직장인의 데스크테리어

싸구려 조명, KT 기가지니2, 충전기, 감성을 가다듬을 수 있는 잔잔한 음악, 방전된 맥북 에어. 그리고 글이 잘써질 것 같은 키보드를 고르기까지. 답답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연기하며 열심히 살았었는데, 조용한 공간에서 글을 쓰려고 앉아 돌아보니 난 이렇게나 답답한 사람이었다.

주말에 쓰러져 잠만 자다보니 두통으로 날려버리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겨우 깨닫고 이번주 토요일부터는 밖을 나가자고 다짐하는 데만 반년이 걸렸다. 내 주변의 일에는 없는 시간과 돈을 쪼개어 나서지만 정작 나의 일에는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 같다.

세 발로 서있던 꿈돌이
세 발로 서있던 꿈돌이

매일 글을 써보려 이 자리에 앉아보겠다. 식사 후 이를 닦는 것처럼 익숙해질 때면 노트북 하나 들고 조용한 곳에 앉아 잘게 끊어져있던 기억과 예쁜 단어들을 연결해 이곳에 적어보이겠다. 하늘의 별을 보며 아름답다 느끼고 그 상상 속에서 영원을 노래했던 중학생의 감성이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있길 바라며.